추억의 박물관

IMG_0785추억의 박물관

아름다운 추억이든, 쓰라리고 가슴아팠던 추억이든 간에 누구에게나 추억이 있다. 휴가나 명절을 이용하여  삶의 좋은 추억을 만들어 보실 수 있기를 바란다. 좋은 추억들은 삶이 고달프고 어려운 시절을 당하더라도 우리로 하여금 소망을 갖게 해 준다.

가정은 추억의 박물관이다. 때로는 기막힌 비극이 저장될 수도 있지만, 엄마 아빠와 함께 있었던 따스한 추억은 하나님의 놀라운 선물중 하나이다. 어린 시절의 경험이 따스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을 수집해 놓은 곳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의미에서 아내들은 가정주부라고 하기보다 박물관에 추억들을 수집하는 박물관장이라 해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어린 시절의 좋은 추억들을 많이 갖고 있는 셈이다. 부모님께서 서울 근교의 박물관, 배밭, 포도원, 딸기밭, 그리고 고궁 유적지등을 함께 데리고 다니셨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렇게 부모님과 함께 했던 많은 시간들은 나에게 참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미쳤다. 어린 시절 내가 삶에 대해 가졌던 생각은 ‘인생은 즐겁고, 갈 곳도 많고, 먹을 것도 많으며 누리고 배울 것도 많은 신나는 모험’으로 보여졌다.  부모님들이 함께 해 주셨던 시간들은 나 자신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사는 것도 즐겁게 여길 수 있게 해 주었다.

아동심리학자들은 아동기를 행복하게 지낸 사람들은 전체 인생을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나도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므로 아동기나 유아기의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녀의 삶에 좋은 추억들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추억은 그저 우연히 모아지는 것이 아니고  박물관을 설계하는 것처럼 세심한 계획을 가지고 설계되어야 한다.  그리고 선택되어져야하며, 예산이 세워져야하고 적합한 양의 시간을 들여야 하고 낭비되어서는 안 되며, 다음세대로 전달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한 저명하신 목사님의 간증을 들은 적이 있다. 세 자녀를 두고 계셨는데 너무나 열심히 일을 하시느라고 자녀와 아내는 뒷전이셨다고 한다. 견디다 못한 어느 날 사모님께서  남편을 납치하다시피하여 아이들과 여행을 떠나셨다고 한다. 할 일을 아무 것도 준비해 오시지 못한 목사님은 그곳에서 몇 일 동안 아이들과 낚시도 하고 놀아주기도 하며 모처럼만에 가족들과 의미있는 시간을 가지셨다고 한다. 특히 첫째, 둘째 아이보다 막내아들과 재미있게 놀아주셨던 모양이다. 그 후 자녀들은 모두 장성하여 제각기 다른 도시에 살게 되었는데, 목사님께서 업무로 첫째 둘째 자녀들이 사는 도시에 가셔도 그들과 전화 통화 정도만 하지 그들의 가정에 머물게 되지 않으신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들과 시간을 보내며 쌓아두었던 관계가 별로 없기 때문에 만나서도 그다지 할 말이 없으시며 서먹하게 느낀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막내의 경우는 달랐다. 막내가 사는 도시에 가시면 거리가 멀더라도 그의 가정을 방문하기도 하고 머물기도 하신다고 한다. 아버지와 막내 아들이 만나면 처음 이야기는 늘 “아!, 그때 아빠와 내가 낚시하던 일!”로 시작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때의 재미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이야기꽃을 피워가신다고 했다. 그렇다! 우리 마음 속에 간직된 아름다운 추억은 우리들로 하여금 삶에 생기를 불어 넣어주며, 관계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특히 자녀가 어릴 때 부모님들께서 시간을 할애하여 만들어주신 소중한 추억들은 자녀의 삶에 용기와 희망을 불러 일으켜 줄 것이다.

모처럼 만에 갖는 휴일에 그동안 바빴던 일과를 뒤로하고 자녀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한 두 시간의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 아이들에겐 다른 어떤 것보다 엄마 아빠가 필요하다. 때론 어린 자녀를 둔 경우는 엄마 아빠가 그들의 가장 좋은 장난감이되어(?) 비벼보고, 만져보고 놀 수있도록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엄마 아빠가 되실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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